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5

리멤버 기억의 붕괴, 세대충돌 영화 리멤버(Remember, 2022)는 한국형 복수극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기억과 죄의식, 그리고 정의의 본질을 탐구한 심리 스릴러다. 이일형 감독의 연출 아래, 이성민과 남주혁이 세대 간의 교차를 통해 완전히 다른 인간적 감정선을 만들어낸다. ‘치매를 앓는 노인의 복수극’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반전 장치가 아니라, 기억과 정의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 실험이다. 리멤버는 “기억이 사라져도 죄는 남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가족을 잃은 한 노인이, 세월이 지나 치매에 걸린 채 복수를 완수하려는 이야기는 단순히 개인의 비극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가 지우지 못한 역사적 기억에 대한 은유이며, 동시에 인간이 끝까지 잊을 수 없는 감정 ‘복수’와 ‘죄의식’에 대한 탐구다. 영화는 두 축.. 2025. 10. 9.
영화 교섭 실화 바탕과 협상의 진실 영화 교섭은 한국 영화사에서 보기 드문 ‘외교 실화 기반 스릴러’다. 임순례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 현빈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2007년 실제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모티프로 제작되었다. 영화는 단순한 구출극을 넘어서, ‘협상’이라는 행위를 통해 인간의 윤리, 국가의 책임, 생명의 가치에 대해 묻는다. 폭력보다 대화가, 총보다 말이 더 무겁게 작용하는 이 영화는, 현대 외교의 이면과 인간의 본질을 동시에 드러낸다. 교섭은 액션이 아닌 대화를 무기로 삼는다. 주인공은 영웅적 구조대원이 아니라, ‘협상가’다. 그의 임무는 적과의 대화를 통해 인질을 살려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단순한 선악의 구도가 아니다. 영화는 국가의 논리와 개인의 감정, 생존의 본능과 윤리.. 2025. 10. 9.
외계+인 1부 – 한국형 SF 도전의 의미 영화 외계+인 1부(2022)는 한국 영화 산업의 새로운 실험이자, 장르적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 도전으로 평가받는다. 김용화 감독이 ‘신과 함께’ 시리즈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이 작품은, 오랜 기간 동안 한국 영화계가 넘지 못했던 벽인 ‘본격 SF 세계관 구축’에 정면으로 부딪힌 결과물이다. 단순한 외계 침공이나 미래 도시를 그린 기존 SF와는 달리, 외계+인은 시간, 신화, 과학, 철학이 얽혀 있는 복합적 우주를 무대로 한다. 고려시대 도사들과 현대의 외계인 감시자들이 같은 서사 속에서 공존한다는 이 과감한 발상은 한국 영화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의 줄거리는 한마디로 요약하기 어렵다. 외계인이 인간의 몸속에 죄수를 수감하고, 그 사실을 모르는 인간이 자신의 세계에서 살.. 2025. 10. 8.
한산 : 용의 출현 이순신 전략 한산: 용의 출현은 임진왜란 한산대첩을 배경으로, 이순신 장군의 전략적 리더십과 전술 철학을 조명한 작품이다. 박해일의 절제된 연기와 김한민 감독의 정교한 연출이 어우러져, 전쟁의 혼돈 속에서도 냉정한 판단과 협력의 미덕을 강조한다. 화려한 해전 장면과 철저한 고증은 한국 영화 기술력의 진보를 보여주며, 단순한 영웅 서사를 넘어 리더십의 본질을 묻는 철학적 서사로 완성되었다.한산: 용의 출현, 이순신의 전략과 전술의 재해석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2022년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작품으로, 한국 역사 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완성도를 가진 전쟁 서사로 평가받는다. 이 영화는 에 이어 ‘이순신 3부작’의 두 번째 편이며, 임진왜란 초기 가장 치열했던 해전 중 하나인 한산대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작 이 위기.. 2025. 10. 7.
영화 정이 한국 SF영화, CG기술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한국 SF 영화 는 단순한 상업 영화가 아닌, 한국 SF 영화의 진보된 형식과 감성을 모두 담아낸 작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연상호 감독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철학적 연출, 배우들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력, 그리고 국내 CG 기술의 발전이 삼위일체가 되어, 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영화는 인공지능, 클론, 전쟁이라는 장르적 장치를 사용하면서도, 그 안에 ‘모성’, ‘인간성’, ‘기억’이라는 감정적이고 윤리적인 주제를 녹여낸 수작입니다. 본문에서는 이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감독의 연출 철학, 배우들의 캐릭터 구축과 감정선, 그리고 국내 CG/VFX 기술의 발전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상세히 분석합니다. 특히 각 분야에서 드러나는.. 2025. 10. 7.
기생충 계급 사회의 공간적 기호학 201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한국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Parasite)은 단순한 블랙 코미디나 스릴러를 넘어, 현대 한국 사회의 첨예한 계급 갈등과 자본주의의 모순을 공간적 기호학과 감각적 미학을 통해 해부하는 걸작입니다. 이 영화는 상위 1%의 부를 상징하는 박 사장 일가와 생존을 위해 기생해야만 하는 김기택 일가의 대비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철옹성처럼 견고한 사회적 계층 구조를 스크린 위에 물리적으로 시각화했습니다. 특히 '기생충'의 분석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공간'과 '냄새'라는 비언어적 기호입니다. 박 사장 일가의 빛이 가득한 언덕 위의 저택과 김기택 일가의 어둡고 습한 반지하 주택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경.. 2025.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