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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한국형 SF 영화 승리호(Space Sweepers, 2021)는 한국 영화 산업이 본격적으로 세계 SF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작품이다. 조성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이 주연한 이 영화는 ‘우주 쓰레기 청소부’라는 독창적인 설정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연대의 의미를 묻는다. 2092년이라는 미래 시점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는 기술적 진보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인간성의 결핍과 불평등을 조명하며, “진보란 무엇인가?”, “인류의 생존은 어디서부터 무너졌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승리호는 단순히 한국 최초의 본격 우주 SF 영화라는 의미를 넘어, ‘감정이 중심이 되는 SF’라는 새로운 장르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서양 SF가 기술과 문명의 충돌을 중심에 두는 반면, 승리호는 인간의 .. 2025. 10. 14.
영화 오!문희 기억상실 세대갈등 영화 오! 문희(Oh! My Gran, 2020)는 단순한 코믹 가족극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세대 간 단절, 가족의 의미, 그리고 기억과 사랑의 힘을 유쾌하고도 깊이 있게 풀어낸 세대 공감 영화다. 정세교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희준과 나문희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감정의 리듬 속에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오! 문희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그녀의 아들이 교통사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표면적으로는 코미디와 추리극의 결합처럼 보이지만, 그 밑에는 세대 간의 상처, 가족의 책임, 그리고 노년의 존엄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흐른다. 나문희의 연기는 ‘기억을 잃어가는 인간의 품격’을, 이희준의 연기는 ‘가족을 되찾는 인간의 성장’.. 2025. 10. 13.
영화 담보 시간의 의미, 가족의 정의 영화 담보(Pawn, 2020)는 한국형 가족 드라마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감독 강대규는 이 영화를 통해 ‘빚’과 ‘사랑’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한 화면 안에 공존시킨다. 성동일, 하정우, 김희원, 그리고 아역 박소이의 탁월한 연기는, 혈연이 아닌 관계 속에서도 가족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담보는 울음보다 웃음이, 감정의 과잉보다 진심이, 무거운 도덕보다 따뜻한 인간애가 더 큰 울림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다. 이 작품의 핵심은 ‘채무로 시작된 사랑’이다.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는 돈을 받지 못하자 한 어린 소녀를 담보로 데려오게 된다. 그러나 아이를 돌려보내는 대신, 그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면서 이들의 삶은 완전히 뒤바뀐다. 처음에는 “돈 때문에 시작된 관계”였.. 2025. 10. 12.
압꾸정 블랙코미디, 코미디 속 비극의 본질 영화 압꾸정은 한국 사회의 ‘외모 자본주의’를 정면으로 풍자한 메디컬 블랙코미디다. 임진순 감독이 연출하고 마동석, 정경호, 오나라, 오연서가 출연한 이 작품은, 화려한 강남의 거리 뒤에 숨은 인간의 욕망과 시장의 냉혹함을 해부한다. 제목 ‘압꾸정’은 단순히 지명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미의 중심, 그리고 욕망의 상징이다. 영화는 웃음으로 포장된 욕망의 생태계를 통해, “아름다움은 상품인가, 생존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압꾸정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다. 그것은 ‘외모 산업’이라는 현대 자본주의의 한 단면을 해부한 사회 풍자극이다. 성형외과 의사와 사업가, 중개인, 그리고 아름다움을 좇는 사람들의 욕망이 얽히면서, 영화는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미의 기준이 어떻게.. 2025. 10. 11.
리멤버 기억의 붕괴, 세대의 충돌 영화 리멤버(Remember, 2022)는 한국형 복수극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기억과 죄의식, 그리고 정의의 본질을 탐구한 심리 스릴러다. 이일형 감독의 연출 아래, 이성민과 남주혁이 세대 간의 교차를 통해 완전히 다른 인간적 감정선을 만들어낸다. ‘치매를 앓는 노인의 복수극’이라는 설정은 단순한 반전 장치가 아니라, 기억과 정의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 실험이다. 리멤버는 “기억이 사라져도 죄는 남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가족을 잃은 한 노인이, 세월이 지나 치매에 걸린 채 복수를 완수하려는 이야기는 단순히 개인의 비극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가 지우지 못한 역사적 기억에 대한 은유이며, 동시에 인간이 끝까지 잊을 수 없는 감정 ‘복수’와 ‘죄의식’에 대한 탐구다. 영화는 두 축.. 2025. 10. 10.
더 문 인간의 생존 본능, 부성애 영화 더 문(The Moon, 2023)은 한국 영화 산업이 감정 서사와 우주 과학을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상징적 작품이다. 김용화 감독이 다시 한번 연출을 맡고, 설경구와 도경수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단순한 우주 재난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고독, 아버지와 아들의 끊어진 인연, 그리고 실패와 회복의 감정을 우주라는 극한의 공간에서 형상화한 ‘감성 SF’이다. 한국형 우주 영화의 도전이라는 기술적 의미를 넘어, 이 작품은 인간의 감정과 과학의 접점을 정교하게 엮어낸 철학적 휴먼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더 문의 서사는 간결하다. 2029년,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달 탐사 프로젝트가 실패한 지 5년 후, 새로운 임무가 시작된다. 그러나 우주선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폭발하고, 유일.. 2025. 10. 10.